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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2016년 광주비엔날레와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전시 명이다. 이러한 질문이 광주와 대구에서 국제적인 전시의 타이틀이 된 것은 우연이겠으나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살아가고 있듯이, 지금 이 시대의 현상과 미술사적 담론도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필자도 그렇고, 필자가 만나 본 임유진도 그랬다. 생에 대한 질문, 본인의 삶과 주변 풍경 그리고 직업에 대한 질문. 사실, 직업은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특히 한국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직업들은 아주 교묘하게 경계는 지워진다. 돈을 잘 버는 직업과 그렇지 못한 직업, 그리고 타인을 위한 직업과 힘든 노동을 요하는 직업, 그리고 각 직업에 대한 평가와 시선들은 예술작업을 하는 임유진에게 표현하기에 쉽지 않는 대상이지만 이야기하고 싶은 대상이었다. 제각각 삶의 터전이 다르기에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대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법 또한 다를 수 있다. 임유진은 길을 지나치다 마주하게 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게 시선이 머문다. 때론 극소수의 하층민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화법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치열함을 묘사한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고 애정이 간다. 이렇게 직업으로 상하 간 귀천이 생기는 사회현상에 대한 고민은 불평등한 이 사회에 대한 반론이자 한 개인으로서의 절규이며,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연민이자 대변이기도 했다.

 

작업을 하던 초기, 임유진은 아주 더럽고, 하찮은 물건이나 대상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2013년도에 제작한 <Underground world>는 우레탄과 낙서화, 일상의 오브제들이 혼합된 작품으로 조금은 거칠지만 진심으로 지하의 세계 즉, 사람들의 고뇌와 역경이 담긴 세상의 이미지로 묘사되었었다. 한국에서 좀처럼 찾기 어려운 그라피티 풍경을 전시장에서 보여준 그의 대범함은 진심으로 극찬하고 싶다. 당시 이 작품을 통해 그만의 절실함과 처절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술작품은 어떤 것일까?’ 다시금 자문해 본다. 그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느끼지만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작품으로 발견할 때 느끼는 감동 같은 것 아닐까! 필자에게 <Underground world>는 그랬다.

<Challenger>란 제목의 샌드백 작품은 임유진이 이전에 보여준 작업들보다는 얌전하지만 여전히 미술이 표현의 자유와 도전자적 자세를 내포한 실천적인 표현 방법이라고 전제할 때 분명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이 있다. 끊임없이 샌드백을 치고, 치면 칠수록 강인해지는 인간의 모습, 분명 한두번 치는 것으론 그 의미를 알 수 없지만 그 어느 지점에서 승자가 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바로 도전자의 의지와 도전자로써의 자세를. <우리의 자화상 1, 2>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초상화 바로 완전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리고 이를 둘러싼 패턴화된 문양은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할 수 있겠으나 일그러졌지만 화려하게 부각시키고자 했던 작가의 배려와 희망을 담고 있다.

​- 누스페어 동시대미술연구소 소장 강효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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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4.18

수 없이 많은 이들이 수 없이 많은 형식을 가지고 저항과 수용을 반복하며 창작과 인용을 넘나들며 
앞선 세대의 바톤을 이어 받을 것인지 자신만의 새로운 문을 열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하얀 방에서의 충격과 감동 보다는 그 사람의 집에서 일터에서 삶 속에서 미약 할지라도 변화를 줄 수 있는
세상에 대한 늦은 안부 보단 자신과 우리 삶에 즉각적인 뷰파인더를 보여 주어야 한다.


빈센트와 앤디 
그리고 모두를 위하여.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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